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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해 본 적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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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질투해 본 적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있다. 다만 내가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 몇 년 전, '인간 본성의 법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 '질투심'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었다. '질투'의 개념을 책으로 소개받은 것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그 책이 하는 말인 즉, '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투를 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는 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수치심 중에 굉장히 높은 수준의 수치심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에 자기 자신 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도록 꽁꽁 숨긴다는 것이다. 이 책 덕분에 나는 내 안에 있는 질투에 대한 인지력을 높일 수 있었고, 그것을 다루는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당시 책은 인간 본성의 여러 부분 중 한 파트로써만 질투심에 대해서 다루고 넘어갔다. 심리학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나가는 요즘 '질투'만을 주제로 다룬 책이 눈에 들어왔고,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질투의 민낯'이라는 책이다.

수치심의 끝판왕, 질투 :

살면서 다른 사람들이 질투하는 모습을 참 많이 봐왔다. 아마 이 말에 여러분은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당신은 질투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기억이 안나거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 같다. 나 또한 그랬다. 나는 질투와 관련된 책을 읽기 전에는 내가 질투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니 그제서야 조금씩 내 안에 있는 질투심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질투심. 이토록 인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고작 질투와 관련된 책을 2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면, 질투가 발각된다는 것은 극도의 수치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질투와 수치심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누구나 의도치않게 신체 부위가 노출된다면, 수치심을 느낄 것이다. 마찬가지로 질투심은 우리 내면의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능력이 있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등등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 질투를 느낀다고 인정하는 것은, 내가 상대방보다 못하다고 인정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때문이 우리는 이를 인지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한다. ​

세상에서 가장 모욕적인 말 중 하나가 있다. 바로, '너 나한테 질투하지' 라는 말이다. 정말 청천벽력같은 말이다. 진짜로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왠만하면 친구끼린 이런 말하지말자. 바로 손절각이다. 책에선 이렇게 말한다.

질투심은 자기 자신에게, 혹은 타인에게 가장 고백하기 싫은 감정 가운데 하나이다.

이렇듯 질투심은 굉장히 은밀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은밀하기만 할까? 굉장히 파괴적이다. 이 질투심은 본인의 내면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어떤 관계든지 파국으로 가져갈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조초함, 불안함, 우울감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동반한다. 은밀한데 파괴적이라니, 굉장히 위험하다.


질투, 어떻게 극복합니까? :

​ 질투심은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은밀해서 파악하기 어렵지만, 우리의 삶을 파국으로 내몰 만큼 파괴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파괴적인 위력은 도리어 엄청난 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는 질투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극복해낼 수 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1) 질투를 인정하기 :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스스로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지 않다. 주의 깊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것 만으로도 효과는 나타난다. 그것만으로도 질투심은 주춤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는 질투심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은 아니다. 감정을 향해서 '명명'해주는 것. 그러니까,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향해서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는 감정을 한차원 더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날뛰던 야생마가 고개를 숙이고 잠잠해지는 것이다.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 '내가 지금 분노하고 있구나', 우울한 순간에 '나는 지금 우울하구나' , 질투하는 순간에 '내가 지금 질투심을 느끼고 있구나' 이렇게 감정에 이름을 불러주고, 스스로를 인정해주자. 그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결코 그 감정을 향해서 평가를 내리지 말자. 그저 존재하는대로 인정하자. '질투는 나쁜것, 해서는 안되는 것, 질투를 버리기 위해 뭔가를 해야해'와 같은 생각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냥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고, 탐구자의 자세로 그것을 바라보자. 이때 우리는 질투라는 야생마를 잠잠하게 만들고, 고삐를 움켜잡게 될 것이다.


2) 질투의 대상을 제대로 바라보기 :

질투는 내가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상대방이 가졌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여러 '상상'을 더함으로써 생겨난다. 이때 우리는 질투의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그 사람이 '나보다 더 가진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상대방이 했던 노력은 무엇인지, 만약 내가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연한 감정을 가지고 상대방을 인식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으로 분해하며 생각을 해봐야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건설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저 사람이 저것을 가지기 위해서 저런 노력을 했으니, 나도 이렇게 해야겠어' 라던지, '저 사람은 저만큼 노력했구나. 생각해보니 나는 저만큼 노력할 자신은 없어. 인정하자' 라고 생각하게 되거나. 어쨌든 우리는 질투의 대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록, 막연한 감정에서 벗어나 조금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이제 우리는 질투라는 야생마를 이끄는 법을 알게 되었다.


3) 질투의 긍정적 효과를 생각하기 :

질투에는 나쁜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질투는 우리 내면의 많은 부분을 보여준다. 질투는 내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해준다. 자고로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잘 이해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우리는 질투를 활용하여, 자신의 내면 깊이 자리잡고 있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질투는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우리 삶을 파괴적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도 있다.

결론 :

처음 '질투'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만큼의 신선함은 없었지만, 어느 정도 질투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었다. 혹, 질투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질투의 민낯'이라는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