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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가 알려주는 지혜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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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생각에도 종류는 나누어집니다. 고민이라고 불리는 것과 생각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고민과 생각은 엄연히 다릅니다. 고민은 걱정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곱씹는 행위라고 볼 수 있고, 생각은 내가하는 걱정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판단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민과 견주어 생각의 정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고민을 하면서,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고민거리에 고통스러워하기 마련입니다. 실은 이때 가장 먼저해야 할 행위는 고민이 무엇인지 정의내리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60분이고, 그 해결책에 내 인생이 달려 있다면, 나는 우선 어떤 질문을 제기하는 게 적절한지 판단하는 데 55분을 쓸 것이다. 일단 적절한 질문이 무엇인지 알기만 한다면 문제 해결엔 5분도 안 걸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고민하는 문제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른채로 똑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정의내리고, 그것에 대한 적절한 질문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문제를 정의내리고, 질문을 해나가는 행위를 어쩌면 "철학한다"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인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요?' 라는 책은 소크라테스로부터 철학적인 사고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삶이 한층 더 지혜로워질 것 같은 기대감이 생깁니다.


1.'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누구에게나 철학은 필요합니다

철학은 '내'가 '세계'를 생각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은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며, 누구나 할 수 밖에 없다. --- 철학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검토하는 활동이며, 이런 활동이 없고서는 삶을 좋은 방향으로 꾸려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46.p​

스스로 생각하는 행위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내 생각'이라고 여기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경우, 그건 자신의 생각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님,친구,학교선생님, 교수님, 직장동료 등등의 사람들에게 들은 생각이거나, 영화,유튜브,책,뉴스 등등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내 머릿속에 스며든 생각들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생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주 순수한 나만의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에 대한 의문은 있습니다. 그치만 적어도 내가 검토해보고, 이 생각은 옳은 생각이라고 주체적으로 선택한 생각이라면, 나만의 생각이라고 여겨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


2.철학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일부러 나서서 기존의 체제를 파괴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체제를 떠받치는 주요 가치에 따라서 살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는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생각과 잠재성을 돌아보고 알아차리게 하는 충실한 조력자였고, 사회적으로 이미 받아들여지는 가치나 목적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일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삶의 근본적 가치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적 대화를 위한 파트너였다. 53p

철학은 정답을 알려주는 학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학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던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고, 스스로 생각하게끔 질문을 던져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저.. 문제가 있어서 왔습니다' 라고 말하면, '잠시만요. 당신이 말하는 '문제'는 무슨 뜻이죠?' 라고 물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방식 자체가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3.'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의 속 뜻

(소크라테스는) 그 스스로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꾸준히 앎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남기로 했다. 소크라테스는 모르기 때문에 앎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81p

어느 날 소크라테스는 신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쉽게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지혜롭다는 사람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많은 지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서는, 그들과 자신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은 '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른다'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안다'라고 생각하면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른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배우려고 하기에, 끝없이 현명한 자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나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끝없이 배우려는 자세에 '지혜자'의 모습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아마 너도 잘 모를걸?'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철학은 '어떻게'보다는 '무엇인지'를 먼저 묻습니다

메논 : 소크라테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탁월함에 대한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탁월함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건가요? 철학도 트라이 : 저,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메논 씨. 탁월함이 무슨 뜻이죠? ​​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묻는 질문은 실용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어떻게 건강해질 것인지, 어떻게 돈을 잘 불릴 것인지, 어떻게 시험에 합격할 것인지, 어떻게 공간을 활용할 것인지 '어떻게'를 질문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철학은 '무엇'을 먼저 묻습니다.

칸트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느냐고 물을 때면,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고, 꼭 삶의 우선순위가 반드시 행복이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잘 살게 되는지를 물으면, 사람은 무엇이고, 사람의 '잘-삶'이란 어떤것인지, 되물을 것입니다.

철학은 '어떻게'를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를 물으며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근본과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검토하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발 딛고 나아갈 다리를 더 튼튼히 하는 작업을 성실히 할 뿐입니다.


5. 그것이 정답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철학적 사유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를 파고들어 도대체 행복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그런데 우리가 찾아낸 그 '무엇'이 정확한 것인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묻는 일이 특기인 철학적 사유는 다시 묻는다. 네가 찾아낸 기준은 '왜' 정답이니? 왜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니? 114p

저희들이 하는 말과 생각에는 구성요소가 있습니다. 주장 그리고 근거 이 두가지입니다. 이 두가지를 합쳤을 때 그것을 논증이라고 합니다.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행복이란 A입니다. 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주장입니다. 행복이 A인 이유는 B입니다. 라는 말이 덧붙여집니다. 이것은 근거입니다. 이로써 완벽한 논증의 형식을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철학은 한번 더 질문을 들어갑니다. 정말 A인 이유로 B가 맞냐? 이렇게 뿌리를 흔드는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그 뿌리가 튼튼한지 부실한지를 확인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돈이 최고다" "인생은 한 방이다" "최후에 웃는 자가 웃는다" 그런데 그런 각자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이유는 확실합니까? ​


6.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

논증적 사고란 일종의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인 셈이다. 149p

앞서 논증이란 주장과 근거가 합쳐진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저희들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주장은 무엇인가? 그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 만으로도 생각이 꽤나 깔끔하게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저희는 저희들의 생각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어디가 부족한지를 알아차리기 쉬워집니다.


마무리

지식과 지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대답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기준에 '정답'을 놓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이 있는 것을 대하는 것은 지식이고, '정답'이 없는 것을 대하는 것은 지혜이다.

많은 경우 삶의 문제는 '지혜'의 영역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희는 정답을 요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스스로 문제에 정의를 내려야 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해결하는 과정을 치뤄야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고방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단연코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소크라테스씨,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요? 라는 책을 통해서 철학함의 방법에 대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삶의 지혜를 찾아나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